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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은 어떻게 백 살까지 정정했을까 — 『황제내경』상고천진론의 양생 4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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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 때마다 우리는 묻는다.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더 정정하게 살 수 있을까. 2천 년도 더 전에 쓰인 동양 의학의 첫 경전 『황제내경(黃帝內經)』은 바로 그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답은 뜻밖에도 거창한 약이 아니었다. 『황제내경』의 첫 편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서 황제가 묻는다. "옛사람은 모두 백 살이 넘도록 동작이 쇠하지 않았는데, 요즘 사람은 쉰만 되어도 쇠약해진다.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 스승 기백(岐伯)의 대답은 약도, 비방도 아니었다. 비결은 매일의 리듬, 곧 습관이었다. 한 조목의 원문 — 상고천진론이 말한 양생의 근본 法於陰陽 和於術數 食飮有節 起居有常 不妄作勞 음양을 본받고 양생의 법도에 맞추며, 먹고 마심에 절도가 있고 자고 일어남이 한결같으며, 함부로 무리하지 않았다. — 『황제내경』소문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 기백은 옛 성인이 백 살까지 정정했던 까닭을 이 한 구절로 압축한다. 풀어 보면 네 가지 원리다. 양생 ① 法於陰陽 — 음양을 본받다 해가 뜨면 깨고, 지면 쉰다. 계절이 들고 나는 결에 몸을 맡긴다. 자연의 큰 리듬에 내 하루를 포개는 것이 양생의 첫걸음이다. 오늘 — 밤엔 화면을 줄이고, 아침엔 해를 본다. 양생 ② 食飮有節 — 먹고 마심에 절도를 때에 맞춰, 지나치지 않게. 채움보다 절제가 몸을 살린다. 음식만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끝없이 삼키는 정보도 마찬가지다. 오늘 — 음식도 정보도 폭식하지 않는다. 양생 ③ 起居有常 — 자고 일어남을 한결같이 잠들고 깨는 때를 지킨다. 몸에도 정해진 시계가 있다. 그 시계를 흔들지 않는 규칙성이 곧 보약이다. 오늘 —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양생 ④ 不妄作勞 — 함부로 무리하지 않기 억지로 쥐어짜지 않는다. 멈출 줄 아는 쉼도 양생이다. 무리한 노동도, 무리한 휴식도 아닌 '알맞음'이 핵심이다. 오늘 — 지치기 전에 멈춘다. 그래서 — 形與神俱, 몸과 정...

뿔이 끼었다 — 대장괘 상육(上六)으로 읽는 이란 전쟁과 한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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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 — 울타리를 들이받은 숫양 에픽 퓨리 17일: 전쟁의 현재 좌표 상육 효사: 不能退, 不能遂, 无攸利 見剛者壯 — 강한 자를 보고 따라간 자의 운명 호르무즈의 새로운 변수: 선별적 봉쇄와 7개국 압박 구삼과 상육 — 강한 자의 파멸, 약한 자의 활로 艱則吉의 구체적 의미 — 정이천과 주희의 해석 차이 2003년 이라크의 교훈 變則得其分 — 변하면 본분을 얻는다 자주 묻는 질문(FAQ) 오늘의 실천 3가지 참고문헌 및 출처 I. 서론 — 울타리를 들이받은 숫양 “羝羊觸藩,不能退,不能遂,无攸利。艱則吉。”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아, 물러나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하여, 이로울 바가 없다. 어렵게 여기면 길하다. — 『주역(周易)』 대장괘(大壯卦) 상육(上六) 2026년 3월 16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해 약 7개국에 연합 참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덧붙였다. “우리는 누가 도왔는지 기억할 것이다(We will remember who helped us).” 이틀 전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5개국을 지목했던 요청이 7개국으로 확대되었고, NATO를 향해서는 "협력하지 않으면 매우 나쁜 미래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한겨레 2026.3.16, 동아일보 2026.3.16). 같은 시간,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말했다. “우리는 휴전을 요청한 적도, 협상을 요청한 적도 없다. 미국이 불법 전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대응을 계속하겠다(Al Jazeera 2026.3.16).” 트럼프는 "이란이 간절히 협상을 원한다"고 했고, 이란은 정반대를 말했다(DW 2026.3.16). 전쟁 당사자 양측의 발언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 자체가 이 전쟁의 교착 상태를 보여준다. 이 글은 『주역』 34번째 괘 뇌천대장(雷天大壯)의 마지막 효, 상육(上六)이라는 하나의 렌즈를 통해 현재의 전쟁...

맹자의 눈으로 본 2026년 이란 전쟁, 의(義) 없는 시대의 영원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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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Table of Contents) Introduction: 여학교가 폭격당했다 에픽 퓨리 12일 — 숫자로 본 전쟁의 현재 맹자의 좌표계 — 춘추무의전을 이해하는 최소 지식 征者上伐下也 — 미국은 천자인가 率土地而食人肉 — 땅으로 하여금 사람의 고기를 먹게 한다 我善爲戰 — 전쟁을 잘한다는 자의 죄 彼善於此 — 그래도 나은 쪽은 있는가 敵國不相征也 — 천자 없는 세계의 딜레마 왕도(王道)라는 비현실적 요구 FAQ: 이 분석에 관한 5가지 질문 Conclusion: 의(義)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윤리의 최소한이다 Introduction: 여학교가 폭격당했다 2026년 2월 28일, 이란 남부 미나브의 여학교에 폭탄이 떨어졌습니다. 170명이 숨졌습니다. 미 국방부는 "구식 정보(outdated intelligence)에 의한 오폭 가능성"을 시인했습니다. 이 한 장면에서 출발합니다. 전쟁의 전체 구도가 아니라, 170명이 죽은 그 한 장면에서. 그리고 2,300년 전, 이 장면을 이미 예견한 듯한 한 문장에서. "春秋無義戰." 춘추시대에 의로운 전쟁은 없었다. — 맹자(孟子), 《맹자》 진심하(盡心下) 이것은 감정적 반전(反戰) 구호가 아닙니다. 엄밀한 정치철학적 판단 기준에 기초한 선언입니다. 그 기준을 오늘의 이란 전쟁에 적용해 봅니다. 출처: CNN (2026.3.11), "U.S. strike likely hit a school in Iran due to outdated intelligence"; CBS News (2026.3.12), "Iran says a girls' school was hit by a deadly air strike." 에픽 퓨리 12일 — 숫자로 본 전쟁의 현재 2026년 3월 12일 기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이 12...